항목 ID | GC081012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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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訪梅山洪丈直弼于西江 已移住露梁 舟渡向露梁 口占一絶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상북도 경산시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정목주 |
저자 생년 시기/일시 | 1793년 - 김익동 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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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몰년 시기/일시 | 1860년 - 김익동 사망 |
편찬|간행 시기/일시 | 1908년 - 「방매산홍장직필우서강 이이주노량 주도향노량 구점일절」 『직재문집(直齋文集)』에 수록, 간행 |
성격 | 한시 |
작가 | 김익동(金翊東) |
[정의]
조선 후기 경산 지역에서 활동한 유학자 김익동이 지은 한시
[개설]
「방매산홍장직필우서강 이이주노량 주도향노량 구점일절(訪梅山洪丈直弼于西江 已移住露梁 舟渡向露梁 口占一絶)」은 조선 후기 경산에서 활동한 유학자 김익동(金翊東)[1793~1860]이 지은 한시이다. 하양현(河陽縣)에서 태어나서 정재(定齋) 유치명(柳致明)[1777~1861]에게 수학하였고 1806년(순조 6) 안동향시(安東鄕試)에 급제하였다. 1819년(순조 19) 사마시(司馬試)에 급제하여 진사(進士)가 되었고, 이후 벼슬길을 단념하고 금호강(琴湖江) 가에 노은정사(老隱精舍), 귀연정(龜淵亭) 등을 지어 후진양성에 전력하여 명망(名望)이 높았다. 저술로 『상제의집록(喪祭儀輯錄)』, 『직재문집(直齋文集)』 등이 있다. 1908년 간행된 『직재문집』에 수록되어 있다.
[구성]
한시형식은 칠언절구(七言絶句), 평기식(平起式)이고, 운목(韻目)은 우(尤)이며 운자(韻字)는 루(樓), 주(舟), 유(幽)이다.
[내용]
방매산홍장직필우서강 이이주노량 주도향노량 구점일절(訪梅山洪丈直弼于西江 已移住露梁 舟渡向露梁 口占一絶)[매산 홍직필 어른을 서강으로 찾아갔으나, 이미 노량으로 이주하셨기에 배를 타고 노량으로 향하면서 한 절귀를 읊음]
서방내허방소동루(西來虛訪小東樓)[동쪽에 있는 작은 다락집을 찾았으나 허사여서]
갱향창강발소주(更向滄江發小舟)[다시 서늘한 강물에 작은 배 띄웠네]
격안춘산무심처(隔岸春山霧深處)[강 건너 저편 봄산 안개 깊은 곳에]
독매화발소경유(獨梅花發小扃幽)[오직 매화 피어나서 작은 문간에 그윽하네]
[특징]
화자는 이학(理學)에 밝아 ‘오도유탁(吾道有托)[우리의 도를 맡길 만하다.]’이라 찬사를 받는 매산(梅山) 홍직필(洪直弼)[1776~1852]을 찾아 나선다. 어렵사리 나선 길이지만 허탕이다. 매산이 이미 다른 곳으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서늘한 강물에 배를 띄운다. 매산이 이주했다고 하는 노량(露梁)으로 찾아가기 위해서다. 그런데 허탕 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전혀 묻어나지 않는다. ‘산음(山陰)의 흥취(興趣)’를 떠올리게 한다. 산음의 흥취는 진(晉)나라 때 산음(山陰)에 살던 왕휘지(王徽之)가 어느 날 밤에 폭설이 내린 다음 달빛이 휘영청 밝은 것을 보고는 홀로 술을 마시면서 좌사(左思)의 「초은시(招隱詩)」를 읊조리다가 갑자기 섬계(剡溪)에 사는 친구 대규(戴逵)가 보고 싶어졌다. 밤새도록 배를 몰아 다음 날 아침에야 대규의 집 앞에 당도했다. 그런데 왕휘지는 대규의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시 뱃머리를 돌렸다. 어떤 사람이 그 까닭을 묻자, 왕휘지는 “내가 본래 흥겨워서 왔다가 흥이 다해서 되돌아가는데 굳이 대안도를 만날 필요가 있겠는가?[吾本乘興而行 興盡而返 何必見戴安道耶]”하고는 그대로 되돌아왔던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화자가 매산을 뵙고 싶은 흥이 일어서 그를 찾아 나섰다. 비록 허탕을 치고 돌아서는 길이지만 아쉬움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제3,4구에 그 이유가 잘 드러난다. 그 이유는 안개 낀 봄 산에 피어난 매화처럼 그 깊이를 헤아리기 어려운 매산의 고고한 인품과 학문 때문이 아닐까? 화자가 매산을 흠모(欽慕)하는 정이 여운과 함께 은근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근체시의 대원칙에는 압운(押韻), 평측(平仄), 대우(對偶)가 있다. 이외에 문자부동(文字不同)이라는 원칙이 있다. 한 편의 시 안에서 같은 글자가 2번 이상 사용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오언시의 경우, 첩어(疊語)의 사용은 어느 정도 용납되지만, 칠언시의 경우는 첩어도 되도록 써서는 안 된다. 이 작품에서는 발(發)이 2번, 소(小)가 3번 반복되고 있다. 근체시의 원칙에 비춰 보면 맞지 않는다. 그런데 발(發)의 경우, 제2구에서는 ‘[배를] 띄우다’는 뜻으로 쓰였고, 제4구에서는 ‘[꽃이] 피다’는 뜻으로 쓰여 같은 글자지만 뜻이 다르기 때문에 무방하다고 하겠다. 다음 소(小)의 경우는 압운구(押韻句)의 운자(韻字) 앞에 의도적으로 반복함으로써 운율과 파격(破格)의 묘미를 살리고 있다.
[의의와 평가]
조선 후기 경산 지역에서 활동한 이학(理學)과 예학(禮學)에 조예(造詣)가 깊은 유학자의 문학의 일단을 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