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1011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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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祭禮 |
이칭/별칭 | 제사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경상북도 경산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유신 |
[정의]
경상북도 경산시 지역에서 조상에게 행하는 의례.
[개설]
제례(祭禮)는 조상숭배 의례의 하나로 제사 지낼 때의 예절을 말한다. 돌아가신 조상을 추모하고 조상의 은덕에 보답하고자 하는 정성의 표시인 동시에, 후손에게 효와 공경의 마음을 가르치는 기능을 한다. 전통사회에서는 조상의 신주를 사당에 모셔두고 집안에 큰일이 있을 때마다 아뢰고, 아침저녁으로 부모에게 문안 인사를 드리는 것처럼 뵈었다. 설과 추석 같은 명절에는 차례를 지내고, 봄부터 겨울까지 각 계절마다 시제를 지냈으며, 기일에는 기제사를 모셨다. 경산 지역에서도 각 집안마다 제례를 행하고 있다.
[연원 및 변천]
우리나라의 제례는 중국의 제례를 수용하면서도 우리의 실정에 맞게 정착되었다. 고려 후기에 성리학의 수용과 함께 중국의 『소학(小學)』과 『가례(家禮)』가 사대부의 실천 규범으로 인식되면서 우리나라에 유교식 제례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기제와 묘제를 중시하여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및 『상례비요(喪禮備要)』 등에서는 크게 사시제, 기제, 묘제만을 주요 제례로 규정하였다.
중국의 예서에서 가장 크게 여긴 제사는 정침[청사]에서 지내는 사시제였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묘소를 중시하여 사당보다는 설, 한식, 단오, 추석 등 4대 명절에 묘소에서 제사를 지내왔다. 사당에서의 사시제와 4대 명절의 묘제가 절기상으로 겹치거나, 묘제 관행이 성행함에 따라 사시제는 점차 사라졌다. 이에 사당에서는 4대 조상을 중심으로 기제 및 명절 차사를, 묘소에서는 3월 또는 10월에 지내는 묘제[세일사] 및 4대 명절에 지내는 절사를 지내게 되었다.
1969년 「가정의례준칙」을 제정하면서 정부는 기제는 2대에 한하여 지내고, 차례는 설과 추석에, 묘제는 한식·추석·중구에, 또는 적당한 날을 잡아 행례하게 하였다. 그러나 관행적으로는 4대조에 대한 기제와 설과 추석[또는 중구] 등의 차사와 성묘가 중요한 제사라는 인식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았다. 또, 시제는 한식 또는 10월에 5대 이상 조상의 묘소에 묘제를 지내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절차]
제사의 종류와 지역 및 가문에 따라 제례를 행하는 방식에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다음과 같은 절차를 따른다.
먼저 술과 찬 제물을 차리는 진설(陳設)을 한 다음, 조상을 모시기 위해 사당에서 신주를 모셔오는 출주(出主)를 한다. 그리고 조상을 맞이하는 의식인 참신(參神)을 하는데, 이때 참사자 전원이 참신재배를 한다. 신주는 그 자체가 신체이기에 조상으로 여겨 참신을 먼저 하지만, 지방으로 제사를 지낼 때는 강신을 하고 나서 참신을 한다. 강신(降神)은 하늘과 땅에서 조상의 혼백을 인도하는 의식으로, 하늘에서 혼(魂)을 모시기 위해 향을 사르고 땅에서 백(魄)을 모시기 위해 술을 따라서 모사기에 붓는다.
강신이 끝나면 생선과 고기, 국과 밥 등 더운 음식을 올리는 진찬(進饌)을 한 다음 삼헌을 한다. 삼헌은 초헌, 아헌, 종헌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초헌(初獻)은 첫 번째 잔을 올리는 것으로, 밥뚜껑을 열고 난 후 무릎을 꿇고 축문을 읽는 독축(讀祝)을 한다. 아헌(亞獻)은 두 번째 잔을 올리는 것으로, 초헌과 같으나 독축이 없다. 종헌(終獻)은 세 번째 잔을 올리는 것으로, 아헌과 같으나 다음의 유식(侑食)을 위해 술잔과 적을 그대로 둔다.
유식(侑食)은 조상에게 식사를 권유하는 의미로서 잔에 술을 더 채우는 첨작(添酌)을 한다. 지역에 따라서 주전자 대신에 술병을 쓰기도 하며, 밥에 숟가락을 꽂고, 젓가락은 시접 위에 가지런히 놓는 삽시정저(插匙正箸)를 한다. 조상이 식사를 하시도록 축관이 문을 닫고 나가는 합문(闔門)을 한 다음에는 축관이 세 번 헛기침을 하여 식사가 끝났음을 알리고 문을 여는 계문(啓門)을 한다. 이어서 물에 밥을 세 번 떠서 말고 그릇 안에 숟가락을 걸쳐 놓고 잠시 기다리거나 국궁을 하는데, 이를 ‘진다(進茶)’, ‘헌다(獻茶)’라고 일컫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차가 귀했기 때문에 차 대신에 물을 올린다.
제사가 끝나면 제사상의 음식을 모두 치우는 철찬(撤饌)을 한다. 본래 기제에는 사시제와 달리 음복이 없었으나, 오늘날에는 제사를 마친 후에 제사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는 음복을 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경산 지역에서는 대체로 설날과 추석에 차례를 지내고, 조상의 기일에 기제사를 지낸다. 그리고 음력 10월에 묘사를 지낸다. 현재 경산 지역에서는 4대봉사를 하는 경우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다. 2대 혹은 3대봉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제사시간 역시 과거에는 전날 밤 11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지내던 것에서 오늘날에는 당일 저녁 시간으로 변경한 집이 많다. 또한 8촌까지가 참제범위이지만, 도시로 분가하여 사는 이들이 많아 직계자손만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환갑 전에 죽으면 기일뿐만 아니라 환갑이 되는 생일에 제사를 지내기도 하였고, 외손봉사를 하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
[제례의 변화]
현대에 설과 추석이 법정 공휴일로 정해지면서 가족과 친족들이 많이 모이는 명절이 되었고, 설과 추석의 차례는 기제사보다 훨씬 더 화려한 제물을 차리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명절 차례 준비에 과도한 노동력이 수반되는 것을 경계하여 제물을 간소화하고 제사 시간을 짧게 바꾸는 등 제례문화의 변화가 활발해지고 있다.
제물의 준비나 운반 등의 어려움을 대신 해결해주는 제사 대행업체도 성행하고 있으며, 제사를 생략하고 가족끼리 여행을 떠나는 가정도 늘고 있다. 명절 차례의 간소화와 함께 기제 또한 제사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제사 일수를 줄이거나, 출퇴근 시간을 고려하여 기일 자정 대신 저녁이나 오전 시간으로 제사 시간을 옮기는 추세이다.
특히 2020년 추석에는 코로나19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정부 차원에서 고향 방문 자제를 권고하여, 타지에 있는 가족들이 고향에 모이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 이에 차례상을 간소화하거나 차례 자체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아졌다.